자식을 미워하는 엄마

자식을 미워하는 엄마 : 내 아이들은 나의 생명력을 빼앗는 불한당?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어머니에 대한 환상과는 다르게, 의외로 많은 어머니들이 자신의 어머니로서의 역할과 자격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아이를 낳으면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되는 것인줄 알았는데, 그런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으니 말이다. 이 속에서 많은 어머니들이 죄책감을 가지고 있고 또 좋은 어머니가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은 자식이 더 미워지기도 한다.

G씨는 아이 양육에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어서 치료실을 찾았다. 자신에게는 모성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남들이 있을때는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좋은 엄마인척 하지만 사람들이 없고 아이와 혼자가 될때는 감시하는 사람이 없어 미워하는 감정이 걸러지지 않고 다 나와 아이를 학대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자신이 싫고 저녁에 잠자는 아이를 보면 미안한 맘이 들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 하지만 이런 상황을 계속해서 반복해 온 것이다.

특히 G씨가 참지 못하는 부분은 아이가 자신과는 달리 너무 요구하는게 많고, 모든 면에서 엄마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엄마의 관심을 원하는 호기심이 많은 건강한 아이로 비칠 수 있는 아이가 G씨에게는 자신의 생명의 기운을 억지로 빼앗아가려는 불한당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아이가 엄마의 관심을 원하면 주기 싫고, 그것을 요구하는 아이가 미워지기 마련이다.

부모님이 어릴때 이혼하셨고 아버지에게 맡겨진 G씨는 엄마없는 아이라는 말이 듣기 싫어서 매사에 완벽하려고 노력했다. 힘들게 생활하는 아버지, 또 술로 마음을 달래는 아버지를 보면서 절대로 자신은 아버지의 짐이 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고, 항상 밝은 미소로 자신을 포장하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은 어리광 한번 부리지 못하고,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아이를 낳아보니 아이가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이다. 이렇게 요구를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아이, 떼쓰는 아이를 보면서 공감이 가기는 커녕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아이가 자신에게 들러붙어 피를 빨아먹는 거머리처럼 느껴지고 빨리 떼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리고 나면 또 심한 자책감이 밀려온다. 왜 자신은 자식을 사랑할 수 없는지.

옛말에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줄 수도 없다라는 말이 있다. 집안 사정으로 아동기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너무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던 G씨는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라는 존재가 너무나 약하고, 손길과 보살핌을 많이 받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자식에게는 자신과 남편이 있는데, 자신이 어렸을 때는 누가 있었는지 생각하게 되고, 자신이 누리지 못했던 아동기에 대한 분노와 슬픔이 밀려들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아동기를 자식과 비교하고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을 가지려 하는 자식에 대한 시기심과 미움이 들었던 것이다.

G씨는 치료과정을 통해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아동기를 애도하고, 이전에 즐기지 못했던 아동기를 자신의 아이와 함꼐 즐기는 방법을 배웠다. 또, 자신이 원했지만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감정적 지지를 치료사로 부터 받고, 자신이 받은 지지를 아이에게 줄 수 있게 되면서 아이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가능해 졌다. 이제는 더이상 아이의 요구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자신있게 “아이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요.”라고 말 할 수 있게 되었다.

정신건강 칼럼은 중앙일보(미주판) 게재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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